본문 바로가기

jongseong/thailand

[Thailand11] Koh Lanta - 떠남의 연속

 

[Thailand11] Koh Lanta

- 떠남의 연속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지난 밤 그리고 사흘동안 피피 아일랜드의

밤이 흩어지듯 지나갔다.

 

약간의 알코올 때문에, 아니면

터질듯한 노래소리 때문에, 아니면

묘하게 아름다운 이 바다의 파도소리 때문일까.

어쩌면 낯선땅에 모인 낯선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낯선 동질감 때문일지도,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외로움으로 둘러 쌓여던

내 마음이 해방되어서 일까

 

시간이 지나 이곳 피피 아일랜드를

기억할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환성의 섬 이 아닌,

그냥 나를 놓아 버린곳,

외로움을 놓고 그곳에 즐거움을 채운곳,

 

P.P Island =

Party Paradise 혹은, Psyco Paradise

으로 기억될지도..

 

 

다음목적지

Koh Lanta를 향해서

 

여행은 떠남의 연속이다.

 

 

실바와는 다음 목적지까지도

동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나라에 와서 처음으로

예약이라는것도 했다.

 

Koh Lanta는 피피에서 배를 타고

두시간 정도 내려온 큰 섬이다

피피섬과 마찬가지로 끄라비 지방에 속하는데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한데,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동양인 

특히나 한국인 찾기는 어려운것 같다.

 

관광책자에 나와있는, 유명하기만 한

스스로 찾으려 하지않고, 가이드 손에

이끌려 다니는 관광에 의해선 

이 나라의 아름다움을 모두 찾을수 없을듯 하다. 

 

 

이제는

내가 든 카메라를 바라보는일이 아닌

누군가가 든 카메라를 바라보는일이

괜시리 어색해진다.

 

 

난 원래 석양을 좋아 하지만

이 나라의 석양은 매번 말로 표현 하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석양은 어땠는지?

문득 그리워진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 아름다운 석양까지 본 후

저녁을 먹으러 내려왔다.

 

샥스핀 스프와 부이야베스와 함께

세계 3대스프라 불리는 똠양꿍을 먹어보기 위해

주문을 했다.

 

어떻게 보면 새우가 들어간 된장찌개 같기도 한데

여기 들어가는 태국 전통의 풀(?) 같은 것이

상당히 강한 맛과 향을 내서

매콤하기도 하고 새콤하기도 하고

하여튼 이 단순한 나의 입맛을

매우 오묘하게  만든 이 똠양꿍에 대한

나의 결론은 아직 미궁속에 있다.

 

똠양꿍이 맛이 없는건지,

이식당 똠양꿍 맛이 없는건지,

아니면 우리입맛에 이게 맞지 않는건지,

 

내 입맛이 없어서 그럴리는 결코 없을테니..

 

 

 

지금은 Koh Lanta

 

 

사흘 밤을 미친듯이 마시고 흔들어 대고는

이제 조용한 섬으로 가서 쉬자고

그리고 그 중에서도

조용한 해변으로 오자고 해서 왔는데

그래도 실바는 왠지 그냥 자기는 섭섭한가 보다

자꾸 해변에 Bar가 있던데 거기 한번 가보잔다

친구가 가자는데 뭐 어짜겠나..;

 

 

바에 들어가려고 해변에서 이렇게 보는데

갑자기 누가 위에서 해변쪽으로 뛰어내린다.

럼이다.

푸켓 Back Packers에서 만난 친군데

그러니까 거기 사장이다,

이름의 럼은 술이름인 럼주할때 그 럼이라서

쉽게 기억하고 이름만큼 술을 좋아 했던 친구 였는데

자기도 지금 일주일 휴가 내고 여자 친구랑

여기로 놀러 오게 됐단다,

그리고 여기도  친구 가게라서 왔다고

또 특이하게 친구를 만나게 됐다.

 

참 , 사람 인연이란게 정말 즐겁고 유쾌하다.

정말 하나 하나 소중하지 않은것이 없다.

 

 

피피에서 처럼 정신줄 놓고 해가

밤을 지나 아침에 가까워질때까지

놀지는 못하지만,

바에서 나름 조용히 음악을 즐기는것도 나쁘지 않다.

시간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여행이란 멀어지기 위해 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돌아올 거리를 만드는 일이다.

멀어진 거리만큼 되돌아오는 일에서

나는 탄성을 얻는다.

그 탄성은 날이 갈수록 딱딱해지는 나라는

존재를 조금은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함부러 혹은 지속적으로 잡아당겨지더라도

조금쯤은 다시 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

은희경 <안녕 다정한 사람>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