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ngseong/thailand

[Thailand-1] Prologue -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Thailand-1] Prologue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갑자기 찾아온 가을은 너무나 차갑고 쓸쓸했다.

 

스물 여덟 지난 여름 난 평택에 있는

미 공군 부대 내의 워터파크에서 일을 했다.

여름 내내 날 태울 듯이 내려 쬐는 햇볕 아래

스물 여덟의 여름은 정말로 돌아 버릴 만큼 뜨거웠다.

 

일만 하느라 주말 따윈 없었다.

그나마 있던 쉬는 날엔 고향 내려가 노느라  

어떻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를 만큼 바빴다.

 

하지만,밑으로는 귀여운 동생들,

옆으로는 멋진 친구들,

위로는 징그러운 형과 함께 했던

늘 북적이고 시끄러웠던 숙소 생활 덕에 외로울 틈 이라고 는 없었다.

 

그렇게 그해 여름은 새까맣게 타버린

내 피부만큼 이나 까맣게 흔적도 없이 다 타 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가을 앞에서 나는 너무나 무기력했다.

정신 없이 바빴던 시간 대신에 홍수처럼 넘쳐 나는 시간 속에 허우적 댔고,

혼자 있고 싶어도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해야 했던 숙소 생활 대신에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외로웠다,

 

여름 내 뜨거웠던

가슴이 갑자기 식어 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자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또 다른 녀석이 소리 치기 시작했다.

 

"어디론가 떠나자" 고,

아니

"그냥 도망쳐버리자" 고.

 

 

그리고 며칠 뒤 뜨거웠던 여름과

갑자기 찾아온 가을을 뒤로 한 채,

 

 

정말로 떠나버렸다.



그렇게 나는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