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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만원여행 둘째날 [천사카페]

 

여수만원여행 둘째날

[천사카페]

 

 

 

 

여수에서의 둘째날 (고로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어젯밤에 배풀어주신 은혜도 모자라 오늘 아침까지 이렇게 맛있게 차려주셨다.

특별히 여행중이라서가 아니라 어느 하나 정말 맛없지 않은 것이 없었다.

술기운이 없어지신 아버님이 말씀도 함께 없어지신것 말고는

달라진게 없는 행복한 집에서의 아침이었다.

 

 

진순이

어젯밤 승제에게 이빨자국을 남겨준 녀석

과연 진돗개라는 생각이 들만큼 멋진 녀석

 

 

하지만 바로 주인앞에서는 벌러덩

어릴적부터 진돗개를 키우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정말 주인에게는 너무나 충성하지만

정말 주인이외에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

충성심은 높지만 사회성이 낮다고 해야할까?

손님보다 도둑이 많은 집이라면 키워볼만도 하겠다.

 

 

진순이 엄마 진숙이

나가는 우리를 배려해주신다고 저 멀리 묶어 놓으셨다.

 

 

진정한 베풂이란 돌려받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행하는 베풂이라 배웠었다.

이분들은 정말 우리에게 그런 베풂을 주셨다.

 

세상에는 정말 좋은 사람이 많다.

나도, 그리고 함께 느낀 친구들도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어갔으면 좋겠다. 아니 그렇게 노력해야 겠다.

 

 

자 출발 하기 전에

단체촬영 한번 하고 가겠습니다.

 

 

오늘도 한바탕 즐겁게 놀아보자 친구들아

 

 

어제 이런 폐가에서 잤어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호화를 누렸다.

 

 

그래도 새벽에 볼일 보느라고 잠깐 화장실을 가려고

방문을 연 순간, 순식간에 온 몸을 감싸는 냉기를 느끼고는

아 이 얼마나 다행인지, 따뜻한 집에서 잔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새삼 느끼고 또 느꼈다.

 

 

어제 많이 걷고, 여행하느라 피곤할 것 같았는데

녀석들 다행히 괜찮아 보인다.

정말 등 따시게 자고, 든든하게 아침까지 먹고 나와서 그런가보다.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된다.

 

 

오늘도 화창한 날씨 아래

멋진하루가 펼쳐지리라 , 멋진 여행을 하게되리라.

 

 

든든히 배는 채웠는데.

재래식 화장실에, 그리고 화장실 가는 길에 버티고 있던 진순이 때문에

정작 묶은 배는 비워내지 못한 녀석들,

초조한 발걸음으로 학교 화장실로 향하고 있다.

 

 

속을 시원히 비워내고 , 어제부터 너무나 먹고싶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셋이서 딱 한잔만 샀다. 너무나 꿀맛같아서 너무나 아쉬웠다..

그리고 여수 지도를 다시 펼치고 오늘의 계획을 짜보았다.

원래는 일출명소로 유명하고 바다가 보이는 절경으로 또한 유명한 절인 향일암에

가보고자 했지만, 그렇게 되면 시간에 너무 쫓기게 될거 같아 계획을 수정했다.

무언가 보기위해 시간에 쫓기다보면, 과정들을 즐길 수 없을거 같아서이다.

애초에 우리여행이 무언가 보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그냥 그저 우리가 즐기고, 여행하는데 있기때문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이렇게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여행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부터 느끼고 감사하는데서 부터 시작된다.

 

 

이야~ 크루즈호 타려고 저렇게 줄을 섰구나하고

내려갔더니 저 줄이 다 케이블카 타러 올라가는 버스타려고 선 줄이다.

어제도 오늘도 케이블카 때문에 그렇게 차가 막히더니,

그 놈의 케이블카가 뭐라고.. 난 오히려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하려는 것에 거부감이 들때가 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그저 걷고 또 걷는다.

 

 

그래도 충분히 즐거우니까

승제야 쫌 더 환하게 웃어라이

 

 

통영 여행할때도 느꼈지만, 남해에는

이순신장군의 자취가 없는 곳이 정말 없는것 같다.

이곳 여수에 와서도 충민관, 거북선대교, 이순신대교, 이순신기념관

그리고 거북선까지 ..

물론 입장료가 있어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다음으로 우리가 향햔곳은 진남관

 

 

"진남관"

임진왜란때 전라 좌수영 본영이 있었으며 충무공 이순신이 머물렀던 곳이며

 그 이름이 왜구를 진압해 평안한 남해를 만들기를 소망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큰뜻과 관계없이 우리가 향한 곳은

정작 진남관 정면이 아닌 뒤편 담벼락 아래.

 

 

그저 발벗고 편히 쉴수 있는 이 곳

 

 

물론 진남관도 진남관 앞으로 바라보이는 여수앞바다도

정말 멋졌지만 말이다.

 

 

진남관을 나와 지도에는 없었던 벽화골목을 만났다.

옆에 표지판 처럼 벽화골목으로 고고씽 하기로 했다.

그리고 벽화골목에서 여러 벽화들

예를 들어 어느 벽화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사의 날개 또한 보았지만

셋다 거기서 사진 찍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참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결국 벽화골목에서의 우리의 사진은 이게 전부다..

 

 

아침부터 든든히 진수성찬을 먹고 나왔지만,

몇시간 웃고 떠들며 걷다보니 금새 배가 고파왔다.

때마침 보이는 평상에서 자리를 잡고

냄비에 물을 붓고 고기를 넣었다.

(왠 고기냐고? 고기 알바하던 람보가 받은 고기를 아이스팩에 싸서

어제부터 오늘까지 걷는동안 내내 소중히 모셔온 고기다.)

 

 

이렇게 기막히는 경치가 내려다 보이는 평상에서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어 가고 있다.

 

 

오늘의 점심은

가난한 자의 여행의 기본요리 라죽이

람보가 가져온 부자요리 소고기 무려 등심을

넣고 푸욱 끓여낸 우육라죽이라고나 할까?

 

 

람보는 자기보고 돼지라고 하는게 전혀 기분나쁘지가 않다고 했다.

언제든지 원하면 뺄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저렇게 먹어서는 한동안은 더 돼지 일것 같다..

 

하긴 우육라죽이가 너무 맛있었다 ㅠㅠ

 

 

그리고 정말 가난한 여행자처럼 맛있게 요리를 먹던 중

우리 모습이 정말 불쌍해 보였던지

지나가시던 한 분이 무전여행중이냐고 물어보셨다.

딱히 만원여행이라고 대답하기도 그래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분이 "그러면 식사 다 하시고

저희 카페오셔서 차 한잔 하시고 가세요"라고 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초대를 받게됐다.

바로 일주일 전에 오픈한 이 곳

천사카페로.

 

 

 

밖으로 보이는 경치만큼이나

실내 인테리어도 너무나 이쁜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그냥 카페가 아닌

사진속에 악마뿔을 쓴 천사아가씨(?)가 주인공인

스토리가 있는 갤러리 카페였다.

 

 

 

 

그저 어제부터 너무나 마시고 싶었던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러 왔는데 이 곳에 생각지도 못한 만남이 있었다.

바로 이전 사진속 꼬마 아가씨 휘모양의 그림일기였다.

 

 

일단 셋다 가방부터 내려놓고 카페안을,

휘모양의 일기를 작품을 천천히 둘러 보기 시작했다.

 

 

이날의 일기는 독서일기인데

벌써부터 넘치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날씨: 더워서 말라죽다.

우리 셋다 다른 내용들보다 날씨에 감탄했다.

어쩌면 이렇게 살아있게 날씨를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 어렸을 때 일기 쓰기 귀찮아 맑음, 비 흐림 그정도가 다였고,

방학때 일기를 빼먹어 몰아서 쓸땐 나 스스로 일기예보를 하기도 했는데...

휘모양의 일기에서는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솔직히 나보다 그림도 잘 그리는 것 같다..ㅜㅜ

 

 

늘 빼먹지 않고 즐겁게 일기를 썼기 때문인지

나이가 들수록 필체도 내용도 좋아지는듯 하다.

여전히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도 말이다.

 

 

어릴때 파마머리를 하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너무나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가끔은 이렇게 이쁘고 독특하게.

숙제를 위한 일기가 아니라 스스로 즐겁게 쓰는 일기이기에

이런 일기를 쓰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지금까지 이렇게 일기를 써온 휘모양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쓸 수 있게 옆에서 도와준 부모님의 역활도

대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 무엇보다 놀라움을 떠나 충격이었던 일기

그림전시회을 다녀와 쓴 일기인데, 그 내용이.

" 너무 그림을 잘 그려서 질투심이 불타 오르기도 하였다"

미래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 휘모양이 전시회를 보고 와 느낀점이었다.

저렇게 어린나이부터 무언가 더 잘하고 싶은마음에 질투심까지 타오르다니..

나로서는 정말 놀랍기도하였고 한편으로 부럽까지 하였다.

 

 

그리고 마음 따뜻하신 또 하나의 여수분께서 베풀어주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승제는 다방커피를 시켰다.)

 

사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실 생각에 너무 신나게 들어왔는데

그보다 더한 즐거움들을 얻게됐다.

그래서 친구들과 서두르지 말고 커피 마시면서

이 곳을 좀 더 둘러보고 가기로했다.

 

 

 

휘모양의 아버지는 우리에게 아니 나 어릴적 남자들에게 유명했던 [누들누드]

그리고 발칙한 상상과 유쾌한 반전의 재미가 돋보인는 [아색기가]의 양영순 작가님이다.

그저 야한 만화만을 그리시는 분은 아니지만

이런 다정하신 분일지는 어릴적 몰래 그의 만화들을 볼때는 몰랐다...

 

 

휘모양의 어머니는 일러스트레이터 그것도 굉장한,

어릴적부터 풍푸한 상상력과 그림을 향한 꿈은

아마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듯 하다.

 

 

많은 개들이.. 아..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반성해야 할 작품이다.

물론 나도.. 조금의 반성을 했다..

 

 

나또한 여행중에 양말 벗어던진

내 발을 보고 늘 이렇게 생각했어..

 

 

너를 보여줘..

 

 

미래를 꿈꾸는 10살짜리 꼬마를 보며

31살짜리 어른은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원하면 뭐든 할수있다.

원하면 뭐든 할수있다..

원하면 뭐든 할수있다...

 

 

펼쳐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판에 박힌대로 스케줄표로 미리 짜여진 여행일기책을 사서 여행기를 써왔던 나는

머리를 한대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아 이렇게도 자유롭게 여행기를 쓸 수가 있겠구나.

늘 자유로운 여행을 원하면서, 정작 여행기는 정해진 틀안에 써왔었는데

정말 꼬마아가씨에게 큰 배움을 얻어가는것 같다.

 

 

이렇게 어릴때부터 아빠와 함께 아빠를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을 휘모양

나도 언젠가 아이에게 그런 아빠가 될수 있다면 그것보다 큰꿈은 ,

행복한 꿈은 나에게 없을 듯 하다..

 

 

맛있는 공짜 커피를 마셨지만, 방명록을 부탁받았다.

여행을 하며, 또 이곳에 와서 너무 많은 것을 느꼈지만

막상 글로 정리하여 쓰려하니 조금은 난감했다.

 

 

이빨은 아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방명록은 패스하기로 했다.

 

 

람보도 꽤 오랜시간 고민해가며 글을 써내려갔다.

 

 

그래도 나름 여행기를 써오며

글을 쓰는데 나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늘 고쳐써가며 올렸던 여행기와 달리

막힘없이 술술 펜으로 지금 생각을 있는 그대로

써내려간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람보는 나름 깔끔하게 잘 적었는데.

나는 쓰면서도, 쓰고 나서도 보니 정신 없어 보인다.

그래도 언젠가 여행기로 책까지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보다 스무살 적은 휘모양보다 필체도, 필력도 모자란 거 같아

정말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이 곳이 , 휘모양의 일기가 의미 있는것은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 아이처럼

이제 꿈을 만들고 키워나갈 아이들에게

또 다른 꿈이 되어줄 수 있기때문이 아닐까

 

 

순수하게 웃고있는 꼬마 아이옆에

승제가 이번 여행중 가장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잠시 머리 식히러 올라온 옥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여수바다의 절경은 덤이다.

 

 

그 절경을 바라다보며

 

 

서른하나 아저씨 셋 있는 힘껏 폼을 잡아본다.

 

 

특히나 마음에 들고 와닿았던 문구

 

 

많이 배우고 느끼고 돌아갑니다.

 

 

우리에게 또 다른 따뜻함과 감동을 전해주신분과 함께.

따뜻한 아니 시원한 커피 한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천사 cafe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 꼭 지킬께요.

 

 

밑에 내려가면 사진 찍기 좋은 곳이 있다고해서 내려왔는데 

승제가 꼭 한번 찍어 보고 싶다는 사진이 있단다.

스무살 소녀들이 해운대 바다에 와서 많이 찍는 그런 사진

시작하려는 폼만 봐도 뭔지 알것 같지 않나?

찍고 싶으면 찍으면 된다. 신나게.

 

 

물론 찍기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여행 그 자체 목적이 없듯,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목적은 없다.

그저 찍는동안 실컷 웃고 즐겼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렇게 웃고 즐기며 뛰어 놀다보면

사진은 덤으로 따라온다.

 

 

나는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호루라기 선생과 하이트 홍보대사의

중앙동 개장골마을 소개.

 

 

벽화 골목을 나오며.

허영만 선생님의 명작을 바라보다.

 

 

버스커버스커 - 여수밤바다의 여수

버스킹의 도시가 되다.

 

 

여수에서의 두번째 막걸리 "순희"

 

 

막걸리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는 동안

어느덧 돌아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줄어드는 막걸리의 양 만큼

이 곳 여수에서의 남은 시간도 조금씩 줄어들고있다.

 

 

 

이제는 돌아가기 위해 다시 여수 버스 터미널로 가는 길

짧았지만 터널도 지나고

 

 

어제는 길을 잘못들어 넘어온 산을

오늘은 추억삼아 다시 넘어가기로 했다.

 

 

산을 넘어오며 흐려지는 날씨에

갑작스레 소나기도 만났지만

이것도 다 추억이 되리라 위로하며 산을 넘어서

버스 출발 시간 두시간 전

버스 정류장 근처의 체육공원에 다시 도착했다.

 

 

그리고 공원에서 마지막 남은

우리의 식량(고기, 라면2, 햇반1)을 모두 동원해 다 먹기로 한다.

 

 

돼지가 안 굶어 죽을려고 많이도 챙겨왔다.

자기는 여행오면 2-3키로 빠져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쪄서 가는 것 같단다.

"그거 니가 그렇게 고기를 많이 챙겨와서 그래 친구야"

 

 

여수에서의 마지막 막걸리

"개도 生 막걸리"

이거까지 사고나니 세명에서 모은 삼만원에서

딱 1200원이 남았다.

 

 

실제로 그런건지,

아니면 마지막이라 그런건지

이 막걸리가 제일 맛있게 느껴졌다.

제일 아쉽게 느껴졌다.

 

 

전속요리사 람보와

전속시식가 이빨의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국물이 있다.

마지막만은 라죽이 그러니까 죽으로 말고

얼큰하게 라면으로 끓여 먹자고했다.

남은 소고기에 길가에서 서리한 땡초를 뜯어넣었더니

국물맛이 정말 끝내줬다.

 

 

자 그럼 맛있게 먹읍시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우린 비록 아름답지않지만 뒷정리는 확실하다.

 

 

배부르면 폼잡는 쌍박투어의 전매특허를

놀이터 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전했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 가고있다.

 

 

 

여수 잘 놀다갑니다.

정말 최고였습니다.

 

 

돌아가는 버스에선

이미 많은 사람이 예약한터라 붙어있는 맨 뒷자리에

다함께 앉을수가 없었다.

출발할땐 자연스럽게 셋다 혼자 앉은자리에 앉아갔는데

하루사이에 꽤나 정이 든건지 왠지 다함께 앉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가위바위보로 한명이 떨어져야했다.

물론 가위바위보에서 똑같은거만 계속 내는

바보 이승제 선생님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홀로 떨어지셨다.

 

 

이제 우리는 부산으로 돌아갑니다.

1박2일의 여행이 끝나갑니다.

 

 

친구는 나의 기쁨을 배로 하고, 슬픔을 반으로 한다.

- 키케로

 

 

언제부터인가

여행을 혼자 사색하고 걷고 배우며 즐기는 여행이라 생각해왔던거 같다.

그리고 스무살때부터 떠나왔던 쌍박투어는 가끔 우리의 즐거움이 아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즐거움일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처음엔 블로그에 올릴 생각도 없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떠난 여행이었다.

오히려 그렇게 떠났던 것이 나에게  친구와 순수하게 떠나는 여행이 그 자체로 얼마나 즐거운건지 느끼게 해주었다.

펼쳐지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여행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추억할 수 있다는 친구가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도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으로 블로그에 남기는 것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흘러, 기쁠때나 슬플때도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의 앨범 같은 것이란 걸

친구들도 시간이 지나면 느끼게 될 것이다.

 

떠나세요

가을은 짧지만 가을의 추억은 깁니다.

 

여행을 다녀와 우연히 지나가며 보게된 우리나라 관광주간 광고문구 였다.

실로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다. 여행을 떠나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너무 과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비단 짧은 것은 가을 뿐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인생또한 그럴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물론 추억만으로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난 추운겨울에도 따뜻하게 피어오르는 추억이 있다 것이

그리고 함께 그 추억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짧은 1박2일이었지만, 함께 즐겁게 웃으며 추억을 나눈 친구들에게 또한 고마울 따름이다.

언제든지 다시 또 떠나자 친구들아.

-

 

[함께한 친구들의 후기]

 

-김현식(람보)-

아... 여수여행...

기대보다 정말로 좋았다. 나에게 친구들과의 여행이 거의 얼마만인가..

그 여행전날 밤의 설레임.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그 설레임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약속시간보다 일찍 약속장소에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노포동으로 향하는 동안 나뿐만 아니라 나의 친구들도 모두들 들떠있어서 그런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여수행 버스시간에 딱 맞춰 도착해 출발하기 전 출발 인증샷과 함께 나의 인생여행은 시작되었다 ㅋㅋ

버스에서도 설레임으로 인해 잠도 이루지 못하고 크크 가을 하늘은 나의 여행을 반겨주는 듯

정말로 높고도 깔끔했다 시원한 바람도 참 좋았다.

여수에 도착해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장을 보고 급한 볼일도 서로 돌아가며 보고 ㅋㅋㅋ

참 친구는 닮는다고 하더니 화장실 응아 시간도 다 똑같았다 ㅋㅋㅋ

지도하나만 들고 그저 발길이 닿는곳으로 고고씽~!! 힘들거 같다는 걱정보다는

어떤일이 생길까 하는 큰 설레임이 앞서서 그런지 정말 발걸음이 가벼웠다.

힘든 고개를 넘어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는 정말로 그간 나의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었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며 적은 비용으로 여행하기 위한 우리의 여행컨셉에 맞게 꿀호떡하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여수엑스포를 지나 도착한 오동도는 내가 바다촌놈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시원한 바다가 정말 좋았다 국립공원이라 취사가 불가능했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사람들 시선을 피해 몰래 친구들과 처음 먹어본 라죽이는 정말로 꿀맛이었다.

함께 곁들이지는 못했지만 해안가 절벽에서 먹은 여수막걸리는 우리의 기분을 좀 더 UP 시켜주었다.

오동도를 걷고 우리의 목적지 중 하나였던 여수밤바다 거리를 가기위해 거북선 대교를 건넜다.

 해질 무렵의 여수 바다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정말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그리고 거북선 대교를 지나 걷던 중 우리의 모습이 좋아보였던지 한 아버님이 우리에게 커피를 마시고 가라고 한 것이 우리여행의 숙소가 되었다.

아버님과 어머님이 챙겨주신 술상과 그리고 정말 밥이 먹고 싶었는데 따뜻한 밥그릇은 정말 아직 이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한 여수밤바다... 캬~ 정말 나의 여행이야기를 듣는 사람마다 부러워했다.

바닷가에 앉아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를 들으며 마시는 맥주는 정말 . 아우~ 다시 먹고 싶다 ㅠㅠ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도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여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우리의 식량인 라죽을 먹던중, 엔젤카페 사장님께서 또 한번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한 아메리카노도 먹고 좋은 말씀도 듣고 휘모양의 좋은 그림과 일기를 보며 또 한번 나를 돌아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버스시간으로 인해 여행의 종착지인 여수터미널로 향했다.

가는 길에 힘이 들어서 그런지 땀이 많이 났는데 다행히 시원한 소나기가 땀을 식혀주었고,

어제 저녁에 먹으려고한 소고기를 먹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여운이 많이 남았는지 난 버스에서 피곤한 몸이지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사상에 도착해 돼지국밥에 소주한잔을 기울이며 여행이 끝이났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좋았다~ 나도 이제 여행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되면 무조건 떠날 것이다. 그리고 많이 느끼고 배우고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 올 것이다.

-

 

이승제(이빨)

여수아저씨.. 카페주인 아줌마 너무 고마우신분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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