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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만원여행 첫째날 [여수밤바다]

 

여수만원여행 첫째날

[여수밤바다]

 

 

2008년 여름 그 이후로 7년

이녀석들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물론 그간 만나고 놀고 술 마시고 쭈욱 봐왔던 녀석들이다.

그런데 다시 여행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냥 차타고 편하게 하는 여행이 아닌 배낭여행을, 진짜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이다.

솔직히 조금 망설였다.

몸이 아닌 정신이 힘들 것 같아서...

 

먼저 이빨(이승제 31세)는 최근에 생애 첫 해외여행이였던 대만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의 매력에 푹 빠진듯 하다.

차타고 편하게 , 오직 편안한 여행만을 추구하던 녀석이 뭔가 단단히 씌인거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아무생각이 없는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람보(김현식 31세)는 힐링이 필요하단다.

한 두달전쯤 오랫기간 준비했던 시험이 끝나고, 한 이주전쯤엔 명절알바가 끝나고

한 이주정도 백수생활을 했더니 심심해서 미칠것 같고 밤에 잠도 못자고 있단다.

그래서 힘들게 자신을 내모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단다.

 

그런데 왜 나랑 배낭여행을 해야하는건지

내가 무슨 1박2일 PD도 아니고,

어찌됐던 여행 이틀전 협상은 극적으로 타결됐다.

회비는 여수까지의 왕복차비를 제외하고 만원이라고, 이름하여 만원여행

그리고 힘들어도 불만없이 재밋게, 즐겁게 여행하자고.

그렇게 여행은 시작됐다.

-

 

 

눈이 작은 사람은 정말 눈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갤럭시 6의 놀라운 뽀샵기능도

지난 7년간의 세월을 숨길수는 없없다.

참 많이 늙었구나

함께 늙어가자 친구들아.

재밋게 놀아보자 친구들아.

 

 

어찌되었든 결국 여수가는 고속버스에

나름 우등버스에 올라탄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러니 저러니 안 갈꺼라고 튕겨놓고 결국에 여행은 설레인다.

특히나 혼자하는 여행에 더 익숙해진 나로썬

함께 웃고 떠들고 즐길 친구와 여행한다는 사실만으로 너무나 행복했다.

 

 

버스타기전에 사먹는 건 회비에 불포함이라고

사비로 불고기버거를 사서 버스에 올라탔다.

1박2일동안 마지막 만찬인셈이다.

그런데 람보와 이빨 이녀석들 괜찮을까?

 

 

어제 저녁 캠핑때 미리 쟁겨놓은 쫄쫄이와 쥐포

사천휴게소에선 아직 배가 덜 고파서 그런지

아줌마들이 호호 불어가며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얼마나 마시고 싶던지.

그런데 이미 시작된 여행 휴게소 커피는 호화중에도 호화

시작부터 호화를 누릴순 없지 않나.

결국 그냥 딱딱해진 쫄쫄이와 쥐포를 뜯다가 버스에 다시 올라탔다.

그래도 진짜 맛있었다. 진짜~

 

 

여수 도착!!

일단 터미널에서 지도 부터 얻고 출발한다.

이녀석들 아직 표정이 어색하다 ㅋㅋ

아니 아직 신나지 않나보다..

 

 

승제(이빨) 교정해서 바지런해진 이빨을 보이며 웃고있다. 털어주고 싶다..

다행이도 터미널 앞에 이마트가 있어서 필요한 물품과

간단한 식료품을 보급(?)해서 가기로 했다.

셋이 합쳐 회비 3만원

진라면 5+1 / 햇반 2+1 / 대형가스/ 꿀호떡/ 일회용수저/ 초고추장/ 200ml잎새주

이렇게 알뜰살뜰 장보고나니 정확히 1만 5천원이 나갔다.

물은 정수기에서 가져온 물통에 가득 채웠다.

장본만큼 가방은 무거워졌지만, 마음은 가벼워졌다.

 

 

우리는 일단 여수 10경중 첫째인

오동도로 향하기로 한다.

계획이 없기 때믄에 움직이는데 망설임이 없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그저 마음가는대로 걸으면 그만이다.

 

 

 

역시나 가을은 독서의 계절일지 모르겠지만,

또한 여행의 계절이다.

그래도 날짜 한번, 날씨 한번 제대로 골랐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거 같다.. ㅋㅋㅋ

그래도 웃자 친구들아~

 

 

이상하게 길이 자꾸 산으로 산으로 가고 있었다 .

그래도 이녀석들 아직 불평없이 잘 걷고있다.

 

 

그리고 결국 잘못든 길로 계속 걸어 작은 언덕이였지만, 정상에 도착

우리의 예상대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또 걸으가면 된다.

점점 즐거워지기 시작한다.

 

 

왜 꿀호떡인지는 먹어보면 안다.

언덕 하나 넘으며 이미 소화되 사라진지 오래된 햄버거의 공복을

꿀호떡이 메워줬다.

하지만 총무 승제가 일인당 세개의 배급량을 정해줬다.

정말 더 먹고싶었다..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만난 충민사

우리에겐 그저 휴식처

 

 

그리고 여수EXPO ..

이미 끝나버린 엑스포 별꺼없었다 ㅋㅋ

 

 

여수 바다 전망이 멋진걸 같았던 어느 타워

1000원해도 탈지 망설였는데,

2000원해서 망설이지 않았다.

바로 나왔다.

 

 

 

여수 바다

부산살면 늘 바다보고 살아도

바다는 어찌이리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지.

 

 

이래저래 꿀호떡 세개로만 굶주린 배를 버티며

생각보다 빨리 오동도에 도착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에..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

그저 이곳에 도착해 라면 끓여먹고, 노숙하고 하려고 했는데.

국립공원은 일단 취사, 야영이 안된다..

잠은 둘째치고 여행을 시작하고, 이미 오후 두시 반이 넘은 지금

꿀호떡 3개말고는 아무것도 못 먹고있다.

배고프고 힘든 여행을 하고 싶다는 여행취지에 맞게 아주 잘 해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주 만족스럽다. 나는 ..^

 

 

일단 고민을 접어두고

총무 이빨이 배고플때는 막걸리라고 오는 길에 샀던

여수 엑스포 막걸리를 먼저 마시기로 했다.

 

 

이럴때 술을 마시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냥.

 

 

 역시 공복에 알콜은 온몸으로 쭉쭉 흡수됐다.

하지만 총무 말대로 배가 부르지는 않았다.

뭐 기분은 진짜 좋았지만.

 

 

막걸리 한병을 셋이서 나눠먹고 취기에 용감해졌다.

사실 너무 배가 고팠다.

이러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맨날 그랬다...

계단 밑 틈에 숨어서 일단 라면부터 먹기로했다

(feat. 한국사람) 일년에 한번 한글날에만 나오신다.

 

 

몇시간 사이 많이 늙어 보인다.

계획대로 잘 되어가고 있다.

 

 

그냥 라면말고 배고픈 여행 단골메뉴 라죽이

라면두개를 일단 잘개부어서 넣고 거기다 햇반 하나마저 넣은 뒤

국물이 거의 없어질때까지 쫄이면, 아니 퍼지면

라면 4개정도를 먹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점은 굶어야만 맛있다는 거다.

집에서 냄비에 끓이면 그냥 바로 버리는 거다.

 

 

캬아 이맛이야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라죽이를 맛보고 있다.

역시 음식의 참맛을 보게하려면 굶겨야한다.

 

 

조금 남은 물에 집에서 가져온 일회용커피(카누)를 풀자

라죽이먹고 신난 총무님이 꿀호떡을 하나씩 더 배급하셨다.

세상에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라죽이 먹고 신나 잎새주200ml 양주처럼 소중히 나눠마시고,

언덕 하나 더 올라왔더니

또 바다다 .

그래도 좋다.

 

 

얼마전 역사속으로 사라진 싸이월드를 기리며

정말 간만에 셀카 움짤을 올려본다.

그나저나 람보만 타이밍 잘못 잡아서 바보 됐네..

 

 

여수 케이블카

쿠팡카- 편도:10000원 왕복 18000원

우리회비 1인당 10000원

여수 케이블카 - 그림의 떡

 

 

케이블카 넘어로 보이는 거북선대교

오동도 다음 목적지로 거북선대교 넘어 돌산읍으로 가기로했다.

당연히 걸어서 말이다.

 

 

우연히 만난 어르신 쉼터에서

작지만 그래도 언덕 두개 넘고 지친 발을 털며 피로를 풀고 있다.

 

 

 

신나지 ? 친구들아

정말 여행을 떠나와서여 휴식의 고마움을 알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이것 저것 보기 바쁘고, 먹기 바쁜 관광과는 달리

여행은 보고, 먹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 그 자체가 목적이자 즐거움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즐겁다.

그래서 무언가를 더 보기위해 서두를 필요도, 마음 쫓길 필요도 없다.

쉬고 있는 이 순간도, 누워서 친구들과 옛날 이야기 하면서 웃는 이 순간도

다 여행이다. 그냥 즐겁다.

 

 

오동도에서 언덕 하나를 넘어 거북선대교 밑으로 내려왔는데

어느덧 해가 지려하고 있다.

확실히 혼자하는 여행보단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더 시간이 빨리 가는 듯 하다.

 

 

람보돼지는 계속 자기는 지방이 많아서 배가 안고프다고 하는데

이빨하고 나는 벌써부터 배가 고파온다.

점심먹고 나면 저녁 걱정이라더니.

식량은 뭐 라죽이 뿐이니 뭐 메뉴 선택의 고민은 없다.

결국은 타이밍 문제다.

언제 먹어야 제일 맛있게, 그리고 오랫동안 배부를 수 있을까?

 

 

 

모델들이 참 짧고 어색하다.

그래도 여수의 저녁노을은 참 멋지다.

 

 

거북선대교 위에서 바로 보는 여수의 노을

 

 

 

그리고 거북선대교위의 바보 셋

 

이런 기미가 다 없어지는 놀라운 갤6의 뽀샵

무슨 상관인지 올겨울에 셋이서 같이 잡티랑 점 뽑으러 가자고

주먹까지 모으고 결의아닌 결의까지 하게됐다...

 

 

무엇때문인지 엄청나게 막히는 거북선대교에서

의도치않게 차보다 빠른속도로 다리를 건너 오게됐다.

이제는 끼니해결뿐 아니라, 날이 더 어두워 지기전에

잠자리를 찾아야한다.

 

남은 회비 만원 남짓에 긴급구호 자금 만원을 보태더라도

황금연휴인 지금 정상적인 숙소를 구하기는 어려울텐데..

 난 돗자리도 없는 지금 노숙을 해도 별 걱정이 없다.

솔직히 뭐 그럴 작정으로 왔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하다...

 

 

가로등의 불은 밝아오고, 차츰 어두움은 깔려오고

노숙자리든, 2만원짜리 숙소든 일단 가봐야 나오리라

다시 허기진 몸을 이끌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골목길에서 아버님 연배의 한 분을 만났다.

딱 봐도 여행자차림의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건내셨다.

"너거들 군대는 갔다왔냐?"

그래서 대답했다.

"예비군도 다 끝났습니다"하고

조금 놀라시더니 다시 질문하셨다.

어디 어디 여행했냐고? 그리고 이제 어디로 가냐고?

우리는 오늘 여행한대로 그리고, 숙소는 아직 모르겠다고

있는 그대로 대답드렸다.

그러니 그 분이 우리보고 잠깐 있어보라 하시더니 어딘가에 전화를 거신다.

숙소를 하시는 선배한테 전화를 하셨는데 전화를 안받으시단다..

그래서.

 

일단 안으로 들어오라신다. 집 안으로

연락해줄테니까 잠깐 들어와서 차 한잔 하고 가라신다...

그래서 들어갔다. 집 안으로

 

 

그런데 차가 나오지 않고 이런 것들이 나왔다.

마치 마법을 부린듯 했다.

오늘 출발할때 먹은 햄버거랑, 중간에 먹은 라죽이가 전부인 우리는

눈이 뒤집힐뻔 했다.

눈은 손보다 빠르다고 했던가?

우리는 손이 더 빨랐다. 감사의 인사를 넙죽 넙죽 올리고

젓가락도 상 위로 재빠르게 올렸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난 회라는게 이렇게 맛있는 건줄 몰랐다.

어릴적봤던 미스터초밥왕에서 말했던 것처럼

회가 입속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지나친 공복에 오버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심하게 진실이었다.

 

원래 오늘 아버님(어느새 호칭이 아버님이 되었다)이 어머님이랑

두분이서 드실려고 준비했던건데 우리에게 모두 내주시었다. ㅠㅠ

또 한번 감사합니다.

 

 

이것은 또 무엇인가?

오디샐러드. 아..

정말 쌍박투어 대마도편 이후 느꼈지만

맛을 글로 표현한다는게 가장 어려운 듯 하다.

 

 

그리고 소맥 .. 아 감사합니다.

"샛별 엄마 거 맥주랑 소주 좀 가져와" 할때는

이분뒤에 후광이 비치는 듯 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축복된 성수 소맥까지 내려주시니

이분은 감히 천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막간을 이용해. 약간의 주도를 배우고

아버님과 함께 소맥을 즐겼다.

오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처음 집안으로 초대 받았을때 나는 망설임없이 대문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빨과 람보는 뭔가 망설이며 대문앞에서 쭈뼛거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씩씩하게 생긴 진돗개들 때문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이런 상황이 너무 낯설고 당황스러워서였단다.

하긴 나는 벌써 10년차 배낭여행자에 염치니 눈치니 하는 건 다 없어진지 오래지만,

이녀석들은 제대로 된 배낭여행은 오늘이 거의 처음에

이런상황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해봤었던거다.

그리고 소맥 몇잔마시고 소변을 보는데 람보가 그랬다.

"세상에는 정말 좋은사람이 많구나"하고

난 오늘 하루 여행중에 힘들고 즐거운 모든 일들을 떠나

친구들이 그걸 느껴서 너무나 고맙고 뿌듯했다.

여행다니며 항상 마음 속 깊이 느꼈던 것인데

직접 겪지 않고선 절대 공감할 수 없는 것인데

이 녀석들 벌써 그걸 느낀 듯 하다.

'세상에는 정말 좋은사람이 많다'

 

 

그렇게 감탄하고 있는데 이제는 어머니가 식사까지 내어오셨다.

내일 여행일정 마치고 승제가 한정식 쏜다고 그랬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듯 했다.

이미 전라도 한정식의 참맛을 봐 버린것 같다.

정말 눈물나게 맛있는 맛에 눈물이 나려는데 아버님이 정말 눈물나게 하셨다.

"너거들 그냥 오늘 여서 자고가라"

숙소하시는 선배들 두분에게 전화를 해도 오늘은 이미 예약이 다 찼다는 걸 아시고는

그냥 여기서 자고 가라고 하시는거다.

게다가 밥 다먹었으니 이제 나가서 통닭에 맥주 한잔 더 하자고 하셨다.

너무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했지만,

"선뜻 감사합니다." 하고 자고가겠습니다 하고 대답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양해를 구하고 저희끼리 잠깐 얘기 하고 와도 되겠습니까?

하고 여쭙고 우리 셋은 여수 밤바다가 보이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피곤한 몸에 따뜻한 밥까지 배부르게 먹고 적당히 취기도 올랐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결정을 해야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우리는 이미 너무 과하게 받았고, 이 이상은 예의가 아니라고

그리고 이분들께는 감사하지만 , 여수밤바다보며 우리들끼리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시간도 없어진다고, 그러면 우리의 여행을 못하게 된다고 ,

그러자 람보가 내 의견에 동의했다. 그게 맞는 것 같다고

이빨이 약간 못내 아쉬워하는듯 보이긴 했지만

내려가서 솔직히 우리얘기를 드리고 나오기로 했다.

 

그리고 내려가서 얘기를 꺼내려는데

이분들은 우리를 더 부끄럽게 하셨다.

"나는 안 나갈테니께 너들끼리 나가서 여수밤바다 구경하고

잠잘때 되면 들어와서 자고 가. 그냥 잔말 말고 자고 가"

우리가 얘기도 꺼내기도 전에 우리맘을 마치 다 아시는 것처럼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도저히 그래도 우리는 가야겠습니다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고개가 숙여질 뿐이었다.

결국에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고

우리는 여수밤바다로 향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따뜻하게 나와서 그런지

눈앞에 펼쳐진 여수밤바다가 더 아름다워보였다.

화려하기로는 광안대교가 더 멋질텐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아름다움이

이곳 여수밤바다에는 있었다.

 

 

바닷가 한편에 적당히 자리잡고 앉아 여수밤바다를 보았다.

(바닥이 찹찹한데 돗자리를 가져오지 않은 이빨이 다시 한번 얄미웠지만,

찹찹한 바닥에 돗자리 없이 노숙하지 않는게 어디인가 생각하면 감사할 나름이다.)

그리고 얼마남지 않은 회비에서 맥주한캔씩을 사오고,

조금 무거워도 이 한번의 밤바다를 위해 가져온 블루투스 스피커로

여수밤바다를 틀어놓고, 여수밤바다를 바라보니

정말 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여행이란 그 첫발걸음이 어려울 뿐,

떠나오면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난 항상 최대한 망설이지 않고 떠나고싶다.

후회보다는 추억을 만들고 싶으니까.

 

추억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추억을 공유할 친구가 있다는 것

너무나도 소중하고 행복한 것.

이 모든것을 여수밤바다를 바라보며 느끼고 있다.

 

 

 

그리고 여기 또 재미난 추억거리를 하나 더 가져가게됐다.

여수밤바다를 보고 즐겁게 놀고 정말 후회없이 돌아왔는데

왠지모르게 까부는 승제가 미웠던지 진순이(집에 있던 진돗개)가

승제(이빨)에게 이빨자국을 선물했다. 물었다기 보다 이빨을 살짝 꼽고뺐다.

하필이면 승제가 물려서.... 참 재밌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한테 물린 승제는 가위바위보까지 져서 바닥에 자게됐지만,

시멘바닥에서 자지 않게 된게 얼마나 다행인지 편안해보였다.

하루종일 걷고 떠들고 놀고 또 취하고, 많이 피곤할 법도 한데

바로 잠들기가 아쉬웠던지 람보와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누운지 한시간이 넘어서야 잠든것 같다.

그리고 승제는 광견병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뭔가 안심했는지

편안한 표정으로 거의 1분만에 잠든듯했다. 확실히 바보가 맞는것 같다.

 

꽉꽉 채운 하루를 보냈지만 그래서 내일이 더 기대되고,

왠지 모르게 내일 돌아가야한다는게 더 아쉬워지는 밤이다.

 

 

ㅡ 2편에서 계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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